스페인여행기(제6편)

쫄리 0 1,3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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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여행기(제6편)

여지껏 한 도시당 거의 한편의 여행기를 써왔는데 마드리드, 세고비야, 똘레도는 그냥 다 묶어서 쓸까합니다. 머물기도 오래 머물렀고 보기도 많이 봤지만 회상하기엔 영 내키지 않는 일이 있어서요. 글의 순서는 세고비야, 똘레도, 마드리드 순입니다.

디즈니의 백설공주(신데렐라일지도)성의 모델이 된 Alcazar도 있지만 로마시대의 유물(로마수도교)과 고딕양식의 성당 등으로도 유명한 세고비야는 유네스코도 인정한 역사적 관광명소이다. 마드리드에서 기차로 1시간밖에는 걸리지 않아 마드리드에 숙소를 잡아두고 여행을 갔다. 역에서 내려본 세고비야는 온통 갈색이다. 꼬르도바는 하얀색, 세비야는 붉은색, 마드리드는 노란색(노란기가 있는 갈색)의 건물이 많았던 반면 이곳은 여름임에도 갈색의 건물들로 인해 가을의 색을 띠고 있다. 스페인은 어느 도시를 가도 엄숙한 느낌보다는 경쾌하고 가벼운 느낌이 드는데 이곳은 예외다. 한참을 언덕을 타고 올라가 구경한 Alcazar도 예쁘긴하지만 위엄이 느껴져 쉬이 접근하기 어렵게 생각
되었다. 성을 기점으로는 내리막길인데 그 길을 쭉따라 내려가보면 또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우선 몰라보게 넓어진 길에 둥글납작하게 생긴 건물이 마을을 목가적으로 보이게 한다. 편한마음으로 한참을 내려가다보면 이번엔 로마제국이다. 도대체 이 도시의 변신은 어디까지인 건지... 뭔가 묘한 분위기가 있는 곳이다. 스페인이면서도 왠지 스페인같지가 않았다. 독일이나 북이태리 시골마을에 와있는것 같은 느낌이랄까? 아무튼 이렇게 이날의 일정을 마치고 다음날은 톨레도에 갔다. 역에서 내려 얼마가지 않아 광장이 보이는데 뭔가 시끄럽다. 뭔
가 싶어 가보니 축제일이라 하몽에 치즈, 맥주를 가져다 놓고 노는 중이란다. (마리아랑 관계있는 날이었던걸로 기억하는데 노느라 바빠 자세히는 못물었다. ㅋ) 나한테도 맥주한잔을 주며 참가해 보란다. ㅎㅎ 공짜로 먹을걸 준다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다. 하몽 7종류, 치즈가 적어도 6종류 이상 있어서 하나씩만 먹어도 맥주한잔이 부족하다. 더운데 맥주를 연달아 2잔 마시니 취기가 오르는듯해 그만 가려는데 방송국카메라가 앞을 막는다. 질문은 동양인으로 이런 축제 참가한 소감을 말해보라는거. 새로운 체험이라 즐겁고 하몽이 맛있다고 했는데 실제 방송에 나왔을련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이제부터 본격관광이다. 톨레도의 길은
높은 건물이 사방에 막아선 꼴로 좁게 미로처럼 얽혀있어 아라비안나이트에서처럼 대문에 표시라도 하지 않으면 같은 집을 다시는 찾지 못할것 같다. 이런길을 1.5L짜리 물통(스페인여행에 큰 물통은 필수다. 나무와 건물이 있어 그렇지 기후는 사막과 매한가지인듯)을 들고 열심히 헤매다 보니 내키3~4배쯤 되어보이는 위풍당당해보이는 커다란문이 보인다. 성당이란다. 스테인글라스의 아름다움에 거대한 덩치에서 풍기는 기운때문에 웅장함을 느낄 수 있었다. 다시 다란 길을 따라 한참 올라가 보니 톨레도의 Alcazar가 있다. 탁트인 그 앞 광장에선
타호강이 내려다보여 맹렬한 더위에도 불구하고 시원하게 느껴졌다. 톨레도엔 이외에도 엘그레코 미술관, 산토 토메 교회 등의 볼거리가 많았다. 섬유, 도기 등의 경공업이 발달되어서 도자기 같은 것도 많이 팔고 있었는데, 여기서 산 투우하는 모습을 그린 작은 도자기는 지금도 내 애장품 중 하나로 고이 보관하고 있다. 이렇게 마드리드 근교의 여행은 순조롭기만 했는데 문제는 마드리드였다. 사실 마드리드란
도시자체는 지금도 참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첫날 도착해서 본 왕궁도 참 멋지다고 생각했지만 다음날 프라도와 소피아 미술관을 둘러보고나서 석양이 질 무렵 시벨레스 광장을 거니는 것에는 비할수 없었다. 또한 주말에 레티로공원에 가서 시원하게 뿜어나오는 분수를 쳐다본다던가 즐겁게 놀고있는 스페인 가족들 구경을 하는것도 하나의 즐거움이었다. 그냥 솔광장 근처를 어슬렁거리며 아무 카페에나 들어가 쉬는것도 나름의 운치가 있고, 간간히 있는 길거리 플라맹고 공연도 훌륭한 볼거리였다. 정말 마드리드처럼 활기차며 문화적으로 부유한 도시는 몇
안될것이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마드리드를 떠올리기도 싫어하는것은 그곳에서 사람에 대한 믿음을 잃었기 때문이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나의 지리감각은 정말 바닥이다. 심지어 10년째 살고있는 동네에서도 가끔 길을 잃을 정도이다. 따라서 여행을 가면 지도에 의지하기보단 사람들에게 물으며 길을 찾는편인데 이게 마드리드에서 문제가 되었던거다. 그날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시벨레스광장 근처에서 오후 늦게까지 시간을 보내다 왕궁 근처 식당(맛있는 아스파라거스요리를 판다)으로 가려던 중이었다. 별로 어려운 길도 아닌데 가다보니 이상한 곳인거다. 그래서 때마침 지나가던 어떤남자에게 왕궁가는 길을 물었는데 자기도 가는 길이라며 같이 가재는거다. 흔치않은일도 아니라 그러자 그러고 10분정도 걸었는데 점점 후미진 골목으로 가는것 같다. 게다가 레티로공원을 가르키는 표지판이 보인다. 레티로와 왕궁은 정반대 방향. 뭔가 이상해 그 남자에게 이제부턴 길을 찾아 갈수 있을것 같다고 말하고 혼자가려는데 남자가 막아선다. 비켜서 지나가려하니 억지로 잡아끌고 어디론가 데려가려한다. 혹시나싶어 여행땐 언제나 호루라기와 칼까지 챙기지만 팔을 붙잡혔으니 소용이 없다. 이제 어쩌나싶어 눈물이 나려는데 여행오기전
동생이 한말이 생각난다. "누나, 남자들이 이상하게 굴면 우선 급소를 발로 걷어차고 도망가. 한동안은 힘 못쓸껄~" 잠시 망설이다 발로 제대로 한번 차줬더니 바로 쓰러진다. 그때부턴 뒤도 안보고 큰길쪽으로 달렸다. 겨우 사람들 많은 곳에 도착하자마자 안도감에 다리가 풀려 그냥 바닥에 주저앉았다. 이틀뒤가 출국이었는데 그 이틀간 사람많은 Sol광장이나 마욜광장에서 햇빛보고 앉아 그냥 멍하게 있었다. 생각보단 타격을 적게 받은것 같았지만 그 후유증인지 아님 스페인의 더위를 끝내 못이겨낸 것인지 근 일주일간 목소리가 안나올정도로 몸살감기를 심하게 앓았었다. 그리고 한동안 여행중 누구와도 말하지 못했었다. 물론 그 공포는 지금 사라졌지만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머리가 쭈뼛선다. 여행은 우리에게 기대이상의 선물을 가져다 주기도 하지만 조금만 방심하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다를수 있기에 평소보다 몇배의 긴장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너무 긴장하면 여행자체의 즐거움이 퇴색되겠지만 말이다.

출처
http://www.mofat.go.kr/miss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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