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여행기(제5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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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여행기(제5편)

어렵게 어렵게 기차를 타고 간곳은 롯시니의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의 도시
Sevilla였다. 6시에 Almeria에서 기차를 타고 그곳에 도착하니 10시10분이다. 내가 Sevilla에 대해 알고 있는건 오페라에 나오는 도시라는것 정도. 여행책을 들고 가긴 했지만 관광명소이외의 것은 알 수가 없다. 우선 큰짐을 락커에 넣어두고 역을 나섰는데... 덥다!! 더워도 정말 덥다. (미리 말해두지만 세비야 얘긴 기대 마셔요. 정말 더워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답니다) 내가 추위는 못 견뎌도 여름에 땀한방울 안흘리고 살만큼 더위엔 자신있었는데 이건 정말 심하다. 걸은지 5분만에 눈앞에 별이 보인다. 원래는 전날 노숙한것도 있고 세비야에서 투우나 보며 1박할 생각이었지만 도저히 자신이 없어 다시 역에 들어가 Madrid가는 기차가 5시에 떠난다는 것을 확인하고 관광을 시작했다. 다시 뜨거운 태양과의 싸움이다. 더위에 지쳐 감기려는 눈을 억지로 뜨고 그냥 정처없이 걸었다. 투우광장, 세비야 대사원, 황금의 탑, 세비야 대학... 유명하다는데는 대강 다 봤다. 그런데 이눔의 햇빛이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 카뮈의 작품중 이방인에서 주인공이 해변의 뜨거운 햇살에 눈이 부셔 사람을 죽였다고 하는 대목이 나오는데 정말 이 정도의 햇살이라면 그럴 수도 있을것 같다.(미쳐가고 있음) 그래서 빛이 그나마 덜 드는 좁은 골목길로 숨어들었다. 오~ 좀 살것 같다. 조금가다보니 아이스크림 가게도 보인다. 바닐라맛으로 하나 사들고 다시 좀 걸어본다. 어차피 여행은 무리이니 근처 공원에서 자리깔고 잠이나 잤음 좋겠는데 그럴만한 장소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다 눈 앞에 나타난게 Paseo de Cristobal Colon이다. 흔히들 콜롬부스 산책로라고 부르는데 눈앞에 강이 탁 펼쳐진게 시원스럽게
보인다. 마땅히 누울만한 곳은 안보이지만 그나마 여기가 쉬기에 적당해 보여 자리잡고 앉았다. 여행을 다니다보면 이런일이 종종 있다. 여행내내 뭔가 즐거운 볼거리들이 많았음 좋겠지만 어떤날은 날씨, 파업, 휴일 등의 이유로 별 소득없이 하루가 끝나는거다. 이럴때 낙심하면 다음날 여행에도 지장을 주니 기분좋은 곳에가서 편히 쉬며 컨디션 조절하는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암튼 그렇게 강을 바라보며 꾸벅꾸벅 졸다보니 어느새 4시다. 5시 마드리드행 기차를 타러 역으로 향했다. 다시 기차안. 왠지 오늘 하루는 아무것도 안한거 같아 좀 씁씁해 하고 있는데 기차가 멈춘다. 중간 정차지인가보다. 그냥 별생각없이 차창을 바라보다 플랫폼에 써
있는 마을이름을 읽어보았다. Cordoba. 왠지 친숙한 이름이다.(나중에 생각해보니 여행계획 짤때 세비야 옆에 있어서 몇번 봐서 그런거였다) 그러고 보니 뭔가 역에 감도는 기운도 심상치 않고...(노을지고 있어 그런거였는데 그땐 몰랐다. ㅋ) 어차피 세비야에서 머물계획이었으니 여기서 하룻밤자도 나쁘지 않을성 싶다. 그래서... 그냥 내려버렸다. 내가 좀 기분파긴 하지만 대책없는 스타일은 아닌데 지금도 이해가 안되는 대목이다. 암튼 그렇게 내려서는 책찾아보기도 귀찮아서(사실 책에 나올꺼라고는 생각도 안했다. 꽤 유명하더구만 그땐 전혀 몰랐다) 역안 info.에가서 근처 묵을만한 싼 숙소를 묻고는 시내지도 하나를 얻어 나왔다. 우선 숙소에 짐을 풀고 주인아저씨한
테 갈만한데를 지도에 표시해 달라고 했다. 대강 물어보니 왠만한 거리는 다 걸어서 갈 수 있을것 같다. ㅎㅎ 그럼 한번 출발해 볼까? 7시정도였던걸로 기억하는데 아직 해가 좀 남아있다. 우선 La Juderia(유대인거리)를 가서 길을 따라 걷다보면 광장, 성채, 로마교 등이 나온다길래 열심히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찾아갔다. 드디어 유대인거리다. 하얀 회벽을 칠한 건물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좁다란 길이 미로처럼 펼쳐있다. 하얀벽엔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있어 눈을 즐겁게 한다. 어찌나 아름다운지 다른 것들을 안보아도 그만이란 생각으로 지도도 안보고 여기저기 헤매고 다녔다. 그렇게 정신없
이 걷다보니 어느새 광장과 Alcazar(성채)가 보인다. 벌써 해는 완전히 졌지만 성벽을 따라 설치한 조명때문에 성채는 더욱 운치있게 보인다. 성벽을 따라 쭉 걷다보니 다리가 보인다. 로마교인가보다. 지도를 찾아보는것은 이미 예전에 그만두었다. 지도보다 잠깐이라도 풍경을 놓치는게 싫었기때문이다. 더 멋진게 있다 그래도 그걸 찾아가느라 지금
이 순간을 놓치기가 싫었다. 성채근처 가게서 맥주를 한캔사서는(맥주는 여행 필수품이다) 아무데나 걸터앉아 아무도 지나가지 않는 그 길을, 성을, 다리를 지겨워질때까지 감상했다. 한참을 그러고 있다 숙소를 찾아 다시 왔던길을 돌아갔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그길이 그길이다. 헉! 길을 잃었구나. 사람하나 안보이는구만.. 구경하겠다고 식사도 거르고 뛰어댕겨서 배도 고픈데... 그런데 깜깜한 골목 어딘가에서 밝은 불빛이 새어나오고 뭔가 시끄럽다. 가까이 가보니 뭔가 맛난 냄새도 난다. ㅎㅎㅎ 식당인거다. 미로같은 골목에
서 우연찮게 찾아낸 그 식당은 정말 동화책에서나 볼수 있을것같은 예쁜 곳이었다. (옆과 같은 건물을 밤에 봤다고 보면 된다) 맥주는 이미 마셨으니 늦었지만 식사를 하고싶은데 괜찮겠냐고 물었더니 'Si' 하더니 메뉴판을 가져온다. 쭉 훑어보는데 어느 한 이름에 눈이 멈춰졌다. 'Paella' 게다가 가격도 착한 8유로! (보통은 15유로정도한다) ㅠㅠ 이런 감동이~ 그간 돈없어 먹고싶어도 못먹었던 음식을 이런 완벽한 타이밍에 완벽한 장소에서 먹게되다니.. 게다가 그 맛은 얼마나 좋던지... 약간 질퍽한 쌀이 다른재료(닭, 새우, 야채)을 어울어줘 재료 각각의 특색을 살짝 감추고 하나의 요리를 만들어냈다. 그 후로도 그토록 맛나는 빠에야는 먹어보지 못했다.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데 맥주에 취한건지 마을의 분위기에 취한건지 그것도 아니면 빠에야의 맛에 취했는지 얼굴 가득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정말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오래도록 머물고 싶은 곳이었다. 그러나 이후엔 마드리드와 세고비야, 톨레도의 빡빡한 일정이 기다리고 있어 안탔깝지만 다음날 아침, 그곳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성채안 정원이 백미라는데...지금 생각해보면 안타까운 일이다. 그래도 나 나름의 꼬르도바를 즐겼기에 그걸로 만족한다. 그래도 언제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한번 가고싶다.

ps. 깜빡하고 위의 사진의 출처를 밝히는것을 잊었다. 대부분은 그냥 네이버에서 얻은 사진을 올렸지만 오늘 꼬르도바 사진은 http://blog.naver.com/bessie에서 퍼온것이 많다. bessie님께 말씀은 드렸는데 답이 없어 우선 올렸다. 괜찮으련지


출처
http://www.mofat.go.kr/miss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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