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여행기(제4편)

쫄리 0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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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여행기(제4편)

<전편에 이어..>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그라나다를 떠나 Costa del sol해안의 작은 마을을 찾아갔다.(확실한 마을이름은 수첩을 보고 찾아지는대로 update하겠다) 나는 좀 즉흥적인 구석이 많은데 특히 이 스페인 여행때는 그게 더 심하게 나타났다. 전편에서 언급했지만 원래 나의 계획은 그라나다를 보고나서 말라가에서 해수욕을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기차에서 만난 캐나다아이들의 '말라가는 너무 관광도시같애. ***는 스페인사람들만 가는 곳으로 소박하지만 편하게 해변을 즐길수 있어'란 말에 그 이름도 모를 작은 마을에 가게 된것이다. 역에서 내려 그 마을에 들어서서 처음으로 든 생각. '정말 작구나~' 캐나다애한테서 그 해변이름을 적어놨기에 망정이지 관광객 하나 없어서 영어가 전혀 통하질 않는다. 어찌저찌 물어서 바다에 도착했는데 정말 소박하다. (아랫사진의 1/3정도의 사람밖에 없었다) 가족끼리 도시락 싸들고 놀러왔는지 근처엔 그 흔한 매점하나 없다.
처음엔 다소 심심했지만 곧 태닝크림을 쫙 바르고 자리에 누워서는 밀린 일기와 앞으로의 여행계획을 쓰며 간만의 망중한을 즐겼다. 한참있다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구경했는데 다들 엄청 순박해보이는 거다. 갑자기 드는 생각. '이 마을은 절대 안전할것 같은데 노숙 한번해봐?' 사실 당시 스페인의 물가가 조사해간 것보다 너무 높아져 식비를 줄이지 않으면 일정대로 여행을 할 수 없어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있었다. 먹는 재미로 여행다니는 내 입장에선 노숙을 하루정도하고서라도 멋진 식사를 하고싶을터, 때마침 순박한 사람들만 모여사는 동네에 오게된것이다. 호호... 이렇게 노숙하기로 마음을 굳히고는 대강 짐을 정리하고 늦게까지 문여는 술집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참고로 나는 첫외국 여행이었던 유럽여행때 독일 뮌헨에서 어쩔수 없는 노숙을 한것을 시작으로 각 여행때마다 event성 노숙을 하곤 했다. 그런 경험에서 나온 know-how를 말하자면, 외국나가서 밤문화를 느끼며
안전하게 노숙을 하고 싶다면 나이트와 같이 젊은이들이 가는 술집보다는 어르신들이 갈것 같은 맥주집을 찾아야한다. 그래서 선정한게 역에서 얼마 멀지않은 작은 선술집. 밖에서부터 중년아저씨들의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린다. 옳다구나하고 들어가보니 다들 축구경기보느라 정신없다. 새벽3시까지 open한다는 말에 자리잡고 앉아 맥주를 시켰다.(노숙의 첫조건은 새벽2시 넘어 영업하는 가게를 찾는것이다. 아무리 노숙이라지만 10시부터 밤이슬을 맞을 순 없지않은가) 가만보아하니 대부분 빨간유니폼을 입은 팀을 응원하는듯해 나도 그 팀을 응원했는데 ㅎㅎㅎ 우리팀이 이겼다. 다들 기분이 좋아져 서로 뭐라 얘기하고 그런다. 그러다 어떤 아저씨랑 딱! 하고 눈을 마주쳤다. 사람좋아보이는 그 아저씨는 방긋 웃으며 어디서 왔냐고 묻는다 묻는것 같았다. 스페인 말이라 알아들을순 없었지만 느낌상 '꼬레아'라고 대답을 했다. 그리고 나니 사람들이 주위에 몰린다. 그때부터 시작한 한동안의 畵談과 짧은 영어로 그 마을에 동양인이 오는 일은 드문일이라 신기해하고 있다는 것, 바텐더언니가 러시아인으로 그 마을에 온지 6년째 되어간다는 것등을 알 수 있었다. 배고프겠다고 먹을것을 사주고는 자기네들끼리 뭐라뭐라 떠들더니 한마디한다. 'Our city, now international city. Corea and Rossia~' ㅋㅋ 그렇긴 하지. 이 즐거운 시간도 금방 지나 3시가 되었다. 5:30이면 기차역이 열고 6:00 기차를 타면 되기에 2시간 정도만 시간을 떼우면 되는데... 도시가 크면 밤이라도 볼데가 많은데 여긴 마을 한바퀴를 다 돌아도 1시간이 안걸린다. 별수 없이 서성이다 atm기계 근처가 밝길래 주저앉아 일기를 쓰고 있는데 어디서 말소리가
들린다. 뭐지?하고 봤다가 다시 일기를 쓰려는데 다시 한번 뭔가 말한다. 자세히 보니 경찰인거다. 게다가 점점 내게로 온다.(나중에 알고 보니 그 마을은 치안이 엄청나서 길거리 노숙자들도 눈에 안띠는 곳에 숨어있는다고 한다. 어쩐지 길에 쥐새끼 한마리 안보이더라니..) 와서는 또 뭐라고 스페인어로 쭝얼... 멍~하게 쳐다봤더니 딱 한마디 내뱉는다. "PASSPORT!" 헉! 내가 평소엔 절대 여권을 몸에서 떨어뜨리질 않는데 그날은 해변에서 놀겠다고 큰가방에 넣어서 역안 락커에다 두었는데, 게다가 그 역은 5시 넘어서나 문을 열고... 도대체 이걸 어찌 설명하라는 거냐? 별수없이 얌전히 경찰서에 끌려가 종이에 기차역과 락커를 그리고 영어로 막 떠들고는 무사히 풀려났다. 그 때 시간이 5시 30분. 6시 기차를 놓치면 다음날 기차를 타야하기에 미친듯 달려서 역에 도착했는데
ㅠㅠ 이건 또 무슨일 인가! 여권에 기타 귀중품을 다 넣어놓은 락커의 문이 열리질 않는거다. 시계를 보니 5시 45분을 넘어서고 있다. 옆에있던 외국 남자 둘한테 락커 문따보라고 말하곤 무작정 역장을 찾아갔다. 설명하기엔 시간이 없다. 그냥 보자마자 팔을 잡고 내 락커까지 질질 끌고 왔다. 일시켜논 남자둘은 칼로 열심히 열쇠구멍을 후비고 있다. 그러나 유럽연합의 시대를 맞이해 새롭게 정비한 락커가 그리 쉽게 열릴리 만무하다. 찬찬히 살펴보던 역장이 급히 사무실로 갔다 큼직한 드라이버와 도끼같은것을 가져왔다. 열쇠가 안되니 문의 접합부를 따려는 거다. 몇번 나사를 돌리고 도끼로 기세좋게 몇번 내리치자 문이 쿵!하고 떨어진다. 문이 열리자마자 가방을 낚아채듯 매고는 큰소리로 연방 "Gracias" 를 외치며 플랫폼으로 뛰었다. 휴~ 다행이 기차가 있다. 미끄러지듯 기차에 올라타자마자 문이 닫혔다. 기차를 타고도 다리가 풀려 주저앉을까봐 한동안 손잡이를 잡고 서있었다. 이게 내가 여행중 겪은 가장 긴박한 상황이 아니였나 싶다. ㅎㅎ 과정이야 어찌되었든 무사탈출이니 된거다. 이렇게 갖은 고생을 다하고 탄 이 기차의 목적지는 바로 세비야다~ (다음에 계속...)

ps. 스페인여행기 제4편의 장소는 Almeria라는 곳이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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