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여행기(제3편)

쫄리 0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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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여행기(제3편)

휴일에는 밖에서 노느라 컴퓨터 쓸일이 없기에 글쓰는 작업이 예상보다 늦어졌다. 아무튼 다시 이야기를 시작하면...

전편에서 말한대로 그라나다 기차여행에는 예쁘장한 여학생이 동행이었다. 이 친
구는 곱상한 외모와 더불어 시원시원하면서 터프한(그래서 덜렁대는) 성격의 매력적인 아가씨였다. 덕분에 둘이 이얘기 저얘기를 나누며 히히덕 대고 있는데 같은 침대칸에 타고 있던 한쌍의 서양인 커플이 뭔얘길하나~ 하는 얼굴로 쳐다본다. 어차피 한동안 떠들것 같은데 친구로 만들어야겠단 생각에 한껏 미소를 지으며 "Hello~ I'am Julie from Seoul, Korea. Nice to meet you!! Wanna have some cookies?"하고 말을 건냈다. 여행에서 좋은점은 이런게 아닐까? 웃기만하면 누구나 친구로 만들수 있다. 곧 통성명을 하고 얘기를 나누는데 서양친구들은 그라나다로 가는게 아니고 중간에 내려서 산행을 할꺼라며 우리보고 어디를 가냔다. 난 그라나다를 다 보고 말라가에 가서 해수욕을 즐길 생각이라고 했더니 그 친구들 하는말. "Oh~ no! Malaga is too tuoristic. You'd better go to Costa$%&#." 결국 난 말라가를 포기하고 저 이름도 잘 부르지 못하는 곳을 가기로 했다.(장소명은 여행일지수첩을 찾아다 확인해봐야겠다) 이렇게 밤새 수다를 떨다보니 어느새 그라나다다.
앞에서 음악을 듣다 알함브라에 갈 생각을 했다고 했지만 사실은 건축에 관심이 있었던 중고등학생시절부터 '중세 이슬람 문화의 결정체', '이슬람 건축의 최고 걸작' 등으로 찬사를 받고 있는 그 곳을 꼭 한번쯤은 가보고 싶었었다. 워낙 남쪽(안달루시아지방)에 치우쳐 있어 한달일정의 배낭객들이 가기는 힘든 곳이라 한국인에게는 인기있는 관광지가 아니지만 워낙 명성이 자자한 곳이라 내가
간 그 날도 세계각지에서 온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나와 동행녀는 알함브라의 공주가 되어 비밀스런 기분을 즐겨보겠다고 일부러 시끄러운 곳을 피해 조용한 정원이나 성벽근처에서 시간을 보냈지만 잠깐잠깐 본 궁의 내부는 정말 탄성이 나오게 아름다웠다. 다른 유럽의 궁전들처럼 거대함, 보석장식, 그림장식 등으로 화려함을 뽐내는 것과는 다르게 내부 장식을 식물과 기하학적인 디자인(아라베스크 무늬)으로만 구성하였기 때문에 어찌보면 소박하지만 낯설기에 오히려 환상적으로 보였다. 궁에서 가장 아름다운 중정(中庭)인 아라야네스의 안뜰은 너무나도 정확한 그 대칭구조때문인지 뭔가 범접하기 어려운 신비스러움마저 느껴졌다. 그날밤에는 정원에서 불켜놓고 뭔 공연을 한댔는데 안탔깝게도 우리 둘다 이미 기차표를 산 까닭에(환불수수료를 낼 돈이 없어 어쩔 수 없이) 눈물을 머금고 성에서 내려가기로 했다. 버스를 타고 시내로 가려는데 어디선가 "혹시 한국분?"하고 물어온다. 돌아보니 중년의 남자분. **대학 건축과 교수님으로 시간나면 공부차원에서 간간히 들리신다고 한다. 밤공연 안보냐시길래 기차땜에 못본다고 하니 아쉬워하시며 이렇게 만났겄도 인연인데 공연시간전까지 얘기나 나누자고 하신다. 멋진걸 보여주시겠다면서... 그래서 쫄래쫄래 노천카페에 쫓아가 맥주한잔을 시켜 마시려는데 눈앞에 보이는게.. 우와~ 알함브라다!!

그것도 저녁노을에 붉게 물든... 결국 얘기는 하지도 못하고 멍하게 궁만 쳐다보다 교수님께 연신 감사하단 말씀만 드리고 역으로 향했다. (그래도 나중에 보니 어느새 맥주는 다 마셨더라. 역시 일잔하며 바라보는 풍경만큼 아름다운게 없어~) 하루동안 즐거운 동무가 되어준 친구와도 이제는 작별이다. 서로 짧았지만 엄청난 구경을 했다고 얘기를 나누며 아쉬운 마음을 접고 얼른 각자의 기차에 몸을 실었다. 드디어 스페인 해변으로 출발이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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