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 신영우 교수님 스페인여행 답사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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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바오1.JPG

구겐하임 박물관

▶빌바오와 구겐하임박물관

인구 35만 규모의 빌바오는 네르비온강에 면한 제철업 중심의 공업도시였다. 19세기에는 영국을 비롯한 이웃 나라와 교역이 활발했던 손꼽는 무역항이었다. 그러나 1980년대에 철강산업이 쇠퇴하고 바스크 분리주의자들이 잇달아 테러를 벌여서 도시의 기능이 침체되었다. 이때 회생안으로 구상한 것이 문화산업이었고, 1991년 구겐하임박물관을 유치하였다.

이는 대성공이었다. 건물의 소재와 형태로 화제가 된 박물관은 지금 전 세계에서 관광객을 불러모아 빌바오 경제를 회생시킨 으뜸 공신이 되었다. 문화재급 건물 하나로 도시를 살린 실례는 시드니가 또 있을 뿐이다.

충북대 박물관대학 답사단은 빌바오호텔의 식당에서 마지막 밤을 자축하는 모임을 가졌다. 긴 답사 기간이었지만 아쉬움은 다르지 않았다. 유러플러스의 김영신 대표는 스페인에서 배운 지식을 공유한다는 바람직한 사업관을 갖고 있었다. 일정을 직접 짜준 박정선님의 마음 씀씀이는 답사 내내 매우 고마웠다.


▶구겐하임박물관의 러시아특별전

건축물을 아름답게 지으면 불편한 내부 공간이 있기 마련이다. 구겐하임박물관이 그러했다. 들쑥날쑥 튀어나온 겉모습은 전시장을 크고 작은 공간으로 구분하였다. 층마다 다른 구조는 차분하게 관람하는 분위기를 만들지 못했다.

답사단은 짧은 시간에 모든 전시장을 둘러보려고 부지런히 걸었다. 1층은 넓었지만 2층부터는 다양한 구조를 가진 특이한 공간을 이리저리 배치하였다. 자연스럽게 병목 현상이 나타나서 관람객이 밀리는 곳이 생겼다.

우리가 간 날은 '러시아 특별전' 이 한창이었다. 제정러시아의 보물에서 소비에트 러시아의 예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었다. 러시아 정교회가 산출한 종교그림과 귀족을 그린 유화가 호화로웠고, 최상급 공예품의 아름다운 모습은 감탄을 불러일으켰다. 한국에선 전혀 볼 수 없었던 또다른 인류의 문화재였다.

말로만 듣던 사회주의 리얼리즘 작품은 전율하게 만들었다. 관람객을 압도하는 대형 구도와 군중을 격동시키는 메시지는 집단을 압도하는 힘이 있었다. 당과 국가의 관리에 예술이 종속된 사회에서 권력은 모든 것을 지배하였다.

그런데 거기에 역설이 나왔다. 독재자의 장례식에 참석한 만장한 군중은 조화를 바치고 경건하고 구슬픈 표정을 지었다. 그러다가 한 사람이 갑자기 웃음을 터뜨리자 온통 기뻐하는 축제의 무대로 바뀌었다. 겉모습과 속마음이 하나의 예술에서 다르게 표현된 것이다.

아쉽게 박물관 안은 사진 촬영을 금지해서 사진기는 짐이 되었다. 도록도 팔지 않아서 나중에 기억이 되도록 눈에 넣기 바빴다. 하지만 러시아 밖에서 처음 전시를 한다는 작품들은 너무 다양하고 많았다.


▲ 상식을 넘어서는 다리 구조. 기능 위주의 설계로는 이런 다리를 구상하지 못할 것이다. 스페인 문화의 저력이 드러난다.

세계적인 구겐하임재단은 1937년에 미국 철강계의 거물인 솔로몬 구겐하임(Solomon R. Guggenheim)이 수집한 현대 미술품을 보관·전시하려고 세웠다. 1992년에는 뉴욕에 구겐하임미술관과 구겐하임미술관 소호, 1995년에는 베니스에 페기구겐하임 미술관을 만들고, 베를린과 라스베가스에도 분관이 있다.

빌바오는 박물관뿐 아니라 칼라트라바가 설계한 아름다운 다리와 공항 건물로 유명하다. 건축학도들은 교과서를 보듯이 찾아온다고 한다. 답사단은 네르비온 강변을 걸으면서 조각작품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여러 개의 다리가 길다란 거미상이 박물관 건물에 투영되어 창작물이라는 시위를 하고 있었다.

스페인 미술사를 열심히 설명하던 미술전공 가이드 박종찬님의 목소리가 지금도 생생하다. 스페인의 역사가 너무 다채롭고 갈래가 많아서 이해를 못한 것이 미안하기도 하다. 답사단은 파리를 거쳐 인천으로 잠을 자며 날아갔다. 에어프랑스는 또다시 일상으로 우리를 돌아오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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