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 숨겨진 거대한 그리스-로마 유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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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 숨겨진 거대한 그리스-로마 유적



스페인 까딸루냐 지방에 가면 넓은 평야에 자리 잡은 그리스, 로마 유적지를 볼 수 있다. 현재 암뿌리아스(Ampurias)라고 잘 알려진 이 유적지의 이름은 그리스어로 ‘시장’이라는 뜻인 Ἐμπόριον(Emporion)에서 유래됐다. 스페인 까딸루냐 지방 라 에스칼라(La Escala)시에 위치해 있는 이 도시는 BC 575년 그리스 도시인 포세아(Focea)의 소작인들에 의해 세워진다. 이 도시는 지중해 교역의 중심지로 형성됐으며 그 후 로마의 점령 시기를 거쳐 중세에 들면서 시민들로부터 버려졌던 암뿌리아스는 현재 스페인에서 가장 중요한 그리스 유적지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암뿌리아스라는 도시는 처음 플루비아(Fluvia)강 어귀에 있던 작은 섬에 자리를 잡으며 태동하게 된다. 팔라이아폴리스(Palaiapolis)라는 이름으로 정착을 시작한 이 도시는 25년 후 주민들이 가까운 내륙으로 거주지를 옮겨가면서 네아폴리스(Neapolis)라는 이름으로 그 영역을 넓혀간다.

BC 530년 페르시아 황제였던 시로(Ciro II)가 그리스 도시인 포세아(Focea)를 정복하면서, 포세아의 많은 피난민으로 이곳으로 이주해옴에 따라 암뿌리아스의 인구는 급격히 늘어나게 된다. 그 후 고대 카르타고의 심한 압박에도 불구하고 암뿌리아스는 그리스와 로마의 지원을 받으며 독립 도시로서의 기반을 다지며, 정치적 독립과 상업적 중심지로서의 지위를 고수한다. 특히 지리적인 혜택으로 암뿌리아스는 교역과 경제활동의 중심지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베리아 반도의 최대 그리스 식민도시로 발전한다. 카르타고 전란 중에는 로마와 연합하여 BC 218 년부터 히스파니아 정복을 시작하게 된다.

로마제국시대

로마 제국시대 히스파니아 정복 후에도 암뿌리아스는 독립된 도시로서 그 자리를 지키게 되지만, 봄페요(Pompeyo)에서 시작된 시민전쟁에서 세자르 황제가 승리를 거두게 됨으로써 암뿌리아는 자치권을 잃어버리고 정복을 당하게 된다. 그리고 이 도시는 ‘암뿌리아스’ 라는 이름으로 그물망 모양의 계획도시로 정착된다.

그러나 이때부터 타라고나와 바르셀로나(옛 지명:Tarraco와 Barcino)의 압박으로 점차 쇠퇴해 가기 시작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암뿌리아스는 기독교의 깊은 전통을 지켜나간다. 바로 이곳에서 San Felix el Africano와 그의 동생 San Cucufato가 3세기 말경 설교를 했다고 전해진다. 이때쯤 이 지역은 묘지 정원으로 그의 역할이 바뀌면서 도시로서의 기능을 잃게 되지만, 노르만 민족의 침입을 받는 6세기까지 로마의 귀속 도시로서 그 자리를 지키게 된다.

라 팔라이아폴리스(La Palaiapolis)

팔라이아폴리스가 세워졌던 섬은 자연적인 지형 변화에 의해 지금 육지와 연결되어 있다. 이 동네는 지금 싼 마틴 데 암뿌리아스(San Martín de Ampurias)라고 불리며 이전에 항구였던 자리는 현재 과수원으로 변했다. 이 섬은 발굴 작업이 거의 안 된 상태인데, 그 이유는 시민들의 거주기간이 아주 짧았고 적은 인구만이 거주했기 때문에 많은 유물을 기대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후 네아폴리스 도시를 세우게 되고 그때부터 팔라이아폴리스는 아크로폴리스와 같은 권력과 종교의 상징과 사원 터로 사용됐다고 한다. BC 63년 태어난 그리스 지리학자이자 사학자였던 에스트라본(Estrabon)에 따르면 이 섬에 있는 한 사원은 로마 신화의 디아나 여신에게 바쳐진 것이었다고 전한다.

라 네아폴리스(La Neapolis)

네아폴리스는 북쪽 항구에 아주 불규칙적인 장방형을 이루며 벽으로 둘러쳐진 울타리 안에 세워져있다. 돌로 축조된 성벽은 도시 정착 이후 세워졌고 서쪽 성벽은 이베리아 반도의 도시와 구분하는 역할을 한다.

네아폴리스를 둘러싸고 있던 성벽의 잔해가 발견됐고 그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보이는 부분은 BC 5세기경 세워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로마가 세운 도시 근처에서 찾아졌다고 한다.

암뿌리아스에 있는 성벽들은 BC 6세기경에 세워졌고 그 성벽으로부터 25m 사이를 두고 그 안쪽으로 도시를 만들게 된다. 이는 그 사이를 물구덩이로 만들어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약의 신인 ‘Asclepio’를 모시기 위해서라고 전해지는데, 그 뿐만 아니라 전쟁에 대비하여 적들이 쉽게 접근 하는 것을 막기 위해 쓰여진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BC 3세기경부터 세워진 성벽들은 전쟁에 대비하여 아주 튼튼하게 구축됐다. 그리고 1세기 후의 성벽들은 그전에 사용된 돌을 사용하여 고색을 풍기며 그때까지 고수해왔던 스타일과는 다른 새로운 양식을 보여준다.

BC 5세기경부터 그리스로부터 암뿌리아스 도시로 상품이 넘어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시장으로서의 역할이 남쪽지방부터 서서히 성장하면서 에브로 지방에까지 상권을 넓혀나간다. 그때부터 그들은 그들만의 동전을 직접 제작하기 시작, BC 3~4세기경에는 활발한 상업활동의 중심지가 되며 이즈음부터 카르타고와 상권 경쟁까지 벌이게 된다.

이곳 인구 중 일부는 항해에 종사했고, 그 나머지는 상점을 운영하거나 기타 상업 활동을 했는데 당시 주요 수입품으로는 포도주, 기름, 도자기, 무기, 향수였다고 전해진다. 특히 아마로 짠 옷감이 굉장히 유명했었다고 한다. 그리스 사람들은 이러한 물건을 암뿌리아스에 팔면서 곡식, 소금, 금속, 스파르트 풀처럼 그들에게 없었던 것들을 구입했다고 한다.

그리스인들이 이베리아 반도에 끼친 가장 큰 문화적 영향은 세라믹 제조기술이며 나아가 포도주와 기름의 생산 그리고 도시의 배치와 건축 스타일 및 동전통화 사용에 있어서도 큰 영향을 미친 것을 볼 수 있다.

로마도시

로마도시는 지금 현재 20%만이 발굴된 상태로 계속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인디카 지역에 세자르의 지시하에 세워진 이 도시에서는 로마인의 전형적인 직각형의 기지들이 발견됐고 광장으로 연결되는 두 개의 간선 도로를 볼수 있다. 로마시대의 도시는 그리스 시기의 도시보다 훨씬 면적이 크며, 공화정 시절에 로마의 삼총사였던 쥬피터(Júpiter), 쥬노(Juno), 미네르바(Minerva)를 위해 바쳐진 큰 사원이 세워진다. 그리고 아우구스토 (Augusto) 황제의 재임 기간 동안 시민 회당과 법원까지 세워지게 된다.

로마도시의 동쪽에서는 정원이 있는 넓은 집터들이 발굴됐는데 여기에서 흑백조화의 모자이크와 벽화 장식들이 발견됐다. 이중 가장 잘 보전되어 있는 그리스 신화의 아가메논의 딸 이피제니아의 희생 장면을 그려놓은 벽화가 눈길을 끈다. 기원전 2세기경 지어진 것으로 추측되는 이들 터에서는 집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낮은 담장 터가 있으며 방어용으로 세워진 탑들은 의외로 보이지 않는다. 담장 밖으로는 원형 극장과 작은 운동 경기장 그리고 묘지 정원도 발견됐다.

8세기경 아랍인들의 침략을 거치면서 암뿌리아스 시는 샤를 대제의 수도이었고, 카스테요 (Castello)로 거주지를 옮기게 되는 11세기까지 중세 암뿌리아스의 수도였다가 16세기에는 핵심적인 어업 기지로 남게 된다.

요즘 안쵸아(anchoa)라고 불리는 소금과 올리브 오일에 절인 생선은 그때부터 생산을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안쵸아는 스페인뿐만 아니라 여러 유럽나라에서 자주 맛볼 수 있는 반찬 중 하나이다. 이는 까딸루냐의 대표적 음식중 하나로 꼽히고 있으며 이 지역에서는 매년 10월 안쵸아 행사가 열리기도 한다.

그동안 그의 모습을 알리지 않았던 암뿌리아스는 15세기가 되어서야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하지만 고고학적 발굴 작업은 18세기가 되어서야 시작이 되고 20세기 초 Emilio Ganda, Josep Puig i Cadafalch에 의해 체계적인 발굴 계획을 편성하게 된다. 하지만 적절한 고고학적 접근 방법을 찾지 못한 채로 1942년부터 20년 동안 Martn Almagro Basch에게 맡겨졌다가 그 후 지도자가 바뀌면서 지금 현재 Xabier Aquilue의 지시 하에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1908년부터 시작된 발굴 작업은 현재까지 중단 없이 계속되고 있지만 25%만이 발굴된 상태라 이렇게 큰 규모의 유적지를 다 보기까지는 아직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발굴 작업을 하면서 나온 조각들은 대부분은 그리스, 로마, 이베리아 민족의 유물로서 까딸루냐 고고학 박물관에 저장되어있다. 유물들 대부분은 도자기, 모자이크, 조각품, 석관, 보석들 그리고 공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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