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딸란 피레네산맥에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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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딸란 피레네산맥에 오르다


스페인과 프랑스의 국경을 이루고 있는 거대한 피레네산맥! 이는 양국 사이 이베리아 반도의 북쪽에 위치한 그야말로 산으로 똘똘 뭉친 산맥이다. 이는 스페인의 가장 동쪽인 지중해의 el Cabo de Creus에서부터 서쪽에 있는 대서양의 el Cabo Higuer까지 무려 415km로 늘어져 있다. 거대한 피레네산맥의 중심부분은 150km의 폭을 자랑하고 있기도 하다.

프랑스 쪽에 포함되어 있는 북쪽의 산맥은 Aquitania, Mediodía-Pirineos, Rosellón지방에 속해있으며 스페인에 있는 남쪽으로는 바스코(el País Vasco), 아라곤(Aragón), 까딸루냐(Cataluña)지방을 통과하고 있다. 피레네산맥에 자리잡고 있는 소국 안도라(Andorra)는 스페인과 프랑스 사이 까딸루냐 고도에 위치해 있다. 산맥의 높이는 무려 3000m를 넘어선다.

‘피레네’라는 단어는 신화인 ‘아틀라스(Atlas)의 딸(Pirene)’이름으로부터 나온다고 전해진다. 그리스 사람들에 의하면, 헤르큘레스(Hércules)가 피레네산맥지방에서부터 같이 여행을 시작한 Pirene의 이름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전해진다. 이와 함께 바스크와 이베리아 말에서 유래됐다는 설도 있다. 이 언어에 따르면, 피레네는 ‘Ilene os’ 라고 불리며 이는 ‘달의 산들’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피레네산맥의 가장 두드러지는 지형특징은 산맥을 가로지르고 있는 경사면들이 불균형적이라는 점이다. 이는 프랑스에 있는 산맥의 경사가 스페인의 산맥보다 훨씬 강한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고 경도상 불균형적이라는 점에서 알 수 있다. 피레네산맥은 대서양쪽으로 갈수록 부드럽게 흘러 내려가며 반대로 지중해쪽으로 갈수록 가파라지는 모양을 볼 수 있다.

사람들이 피레네산맥을 찾는 이유는 스키를 비롯한 산행일 것이다. 거대한 피레네산맥 사이로 표시된 산행길은 수없이 많다. 이 중 대부분은 중간 중간에 작은 호수들과 폭포들을 볼 수 있으며 사슴종류의 자주 볼 수 없는 산동물들도 발견할 수 있다. 겨울에는 약 2500m쯤의 산기슭에 오를때면 얼어붙은 호수들과 하얗게 쌓인 눈길 위에 남아있는 사슴들의 발자국들을 볼 수 있다.

주위 어딜 둘러봐도 웅장하고 품위있어 보이는 피레네산맥! 이전에는 아라곤지방의 피레네산맥을 오른 적이 있었는데 이번엔 까딸루냐지방에 있는 산맥을 찾아가게 되었다. 바르셀로나에서 약 4시간 정도 차로 움직여 피레네의 대표적인 스키동네 에스폿(Espot)에 먼저 짐을 풀었다.

에스폿(Espot)은 파야스 소비라지방에 위치한 아이구아스또르따스와 에스탄 데 싼 마우리씨(Parque Nacional de Aigüestortes i Estany de Sant Maurici) 자연국립공원안에 자리잡고 있는 생태학적 훌륭함과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스키동네 중 하나다. 에스폿에서는 여러 스키트랙들이 정상에서부터 시작되며 모든 트랙들은 마지막 동일 지점에서 끝나기 때문에 길을 잃어버릴 일이 없다고 한다. 또한 스폿 근처 아란(El Valle de Arán)에 자리잡은 ‘Baqueira Beret’ 스키장은 왕실가족들이 즐겨 찾는 스키장으로도 유명하다.

짐을 푼 후 동네구경하러 밖으로 나와 보니 어째 가게들이 문이 다 닫혀있다. 원래 이때쯤이면 온통 눈으로 덮여 스키마니아들로 붐벼야 할 피레네의 산골짜기 동네들이 올해는 아직 눈이 많이 내리질 않아 왠지 쓸쓸해 보인다. 올해는 기후변화로 12월초가 되도 지방에 따라 바닷물에 몸을 담그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이니 이 곳 사정이 이해가 갔다. 산책하다 보니 로마시대의 작은 다리가 눈길을 끈다.

그러고 보니 며칠 전 올해는 12월 초 휴가시즌을 항상 스키로 즐기는 사람들도 계획을 다 취소하고 다른 휴가지를 알아보고 있다는 뉴스를 들은 기억이 났다. 그래도 스페인의 전 지역에서 산행을 목적으로 아이구아스또르따스와 에스탄 데 싼 마우리씨 자연국립공원을 찾은 사람들이 제법 눈에 많이 띄었다.

먼저 싼 마우리씨 호수가 있는 산행길에 올랐다. 나이 드신 분들을 위해 지프차인 택시들이 호수까지 손님들을 데리고 올라온다. 자연국립공원안에서 차들이 움직이니 등반자로서 좀 방해가 되기도 한다. 차가운 공기가 금방 느껴진다.

새 소리가 들리고 산동물의 배설물들이 여기저기 보인다. 처음엔 동물들에 대한 두려움이 생겼다가 이제는 내가 가는 길을 안내해주는 가로등 역할을 하는 것 같아 오히려 맘이 놓였다.

그렇게 며칠 계속되는 산행길에서 나는 그 곳에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힘들게 산을 올랐다가 내려오는 길 잠시 발길을 멈추고 내 앞에 놓인 거대한 산을 바라보고 있자니 그 거대한 산이 갑자기 작아 보인다. 그리고 내가 커 보인다.

아직도 피레네산맥에서의 느낌을 되새겨보면 개운해지고 명상의 기분을 느낀다. 피레네 까딸루냐산맥을 며칠동안 오르면서 생각이라는 적으로부터의 해방감을 맛보았고 이렇게 자그만한 내가 그 거대한 산을 안고 있다는 걸 느꼈다. 그는 나보다는 훨씬 많은걸 알고 있는 것 같았고 나에게 ‘이제야 나를 보러 왔구나’ 라고 말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해가 일찍지는 요새라 아침 일찍부터 산을 탔다. 정상에 올라 점심을 먹고 내려오면 오후 4시가 넘어버린다. 호텔에서 잠시 몸을 녹이고 이제는 동네구경을 하러 차에 시동을 걸었다.

이 지방의 도로에는 동물조심 표지가 이어져 있다. 차들이 많이 다니는 도로인데 염소들이 도로가에서 풀을 뜯어먹고 있다. 차에 대한 두려움 없이 움직인다. 갑자기 방향을 틀어 미친듯이 뛰어 도로를 건너는데 지나가는 차들이 놀라 급정거를 했다. 이 상황에서 분명 거기 있었던 사람들은 이런 정신 나간 염소들! 이라는 말을 썼을 것이다. 스페인에서는 분별없는 광인에 대해 ‘염소같다’는 표현을 많이 쓰는데 이 말이 왜 생겼는지 이해가 갔다.

자연국립공원에서 북서쪽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Valle de Arán(공식이름: Val d'Aran) 지역이 나온다. 이는 까딸루냐 주 레리다(Lerida)지방에 속해 있으며 북쪽으로 프랑스와의 국경을 이루고 있다. 그냥 아란(Aran)이라고도 불리는 이 지역으로 넘어가는 언덕 직전에 위치한 본 아이구아(el puerto de Bonaigua)는 2077m에 위치해 있으며 그때부터 구불구불한 도로길을 통해 내려가면서 아란지역으로 들어서게 된다.

아란지역은 대서양 유역 대부분에 포함되어 있는 까딸루냐주에서는 유일한 지방으로 알려져 있다. 아란 골짜기를 흐르고 있는 가로나(Garona)강은 가스쿠냐(Gascuña)지역을 통과하면서 대서양을 교차하고 있다. 거기엔 지중해의 작은 부분도 포함되고 노계라 파야레사강은 가로나강에서부터 시작되나 이는 반대방향으로 흐른다. 아란지역의 30%는 2000m 이상의 고도에 있다고 한다.

오래전 눈이 많이 내릴때 아란지역은 나머지 스페인지방들과 단절되곤 했다고 한다. 하지만 1924년 본아이우아에서부터 도로가 놓여지면서 까딸루냐지방과 접촉이 가능해지게 됐고 그 후 1948년 5173m의 비에야 터널(El túnel de Viella)이 놓여지게 되면서 상황은 더 좋아졌다고 한다.

구불구불한 도로를 한참을 타고 내려가니 마치 다른 나라에 온 것만 같다. 우선 건축물들이 확연히 다르다는 걸 볼 수 있었다. 진한 고동색의 나무와 짙은 회색돌덩이와의 조화, 그리고 창문마다 달려있는 통나무 화분에 심어져 있는 새빨간 꽃들이 눈길을 끈다. 그렇게 한눈에 보이는 예쁜 집들을 보고 있으니 꼭 동화를 찍는 방송세트장에 온 것만 같다. 아직은 눈이 많이 내리지 않았지만 배경이 하얗다고 상상을 하니 감탄이 절로 나왔다. 그렇게 2~5km 마다 작은 동네들이 줄을 잇고 있다. 약 25km를 가니 아란지역의 수도인 비에야(Viella)가 나왔다. ‘스키동네가 아니랄까!’ 모든 가게들이 스키용품가게들이고 보이는 모든 건물들이 다 호텔들이다.

아란지역에서는 까딸루냐주의 언어인 까딸란과는 또 다른 그들만의 언어가 따로 있다고 한다. 스키시즌마다 붐비는 여러 인종들때문에 물론 다국어가 쓰이고 있지만 아란지역 사람들은 예전부터 그들의 독특한 언어를 내세우며 스페인으로부터의 독립을 원하고 있다고 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날 아침 문을 여니 주위 산 정상들이 하얗게 눈으로 덮혀 있다. 드디어 그렇게 기다리던 눈이 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동네사람들에게는 아주 기쁜 소식이 아닐수가 없다. 호텔주인 얼굴도 밝아 보이니 역시 이 곳 동네사람들에게는 눈이 최고의 선물임이 틀림없었다.

출처


http://www.international21.com/report/cnt.asp?num=9518&gop=1&s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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