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세기 스페인판 줄리엣과 로미오,‘테루엘의 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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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세기 스페인판 줄리엣과 로미오,‘테루엘의 연인’



스페인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비극적인 사랑이야기는 단연 ‘테루엘의 연인’이 아닐까? 13세기 테루엘 지방에서 후한과 이사벨의 사랑은 시작된다. 둘 사이의 사랑이 더욱 깊어져 갈수록, 두 집안의 사회적 격차로 그들의 관계는 지속되지 못하고 결국 비극적인 결말을 가져오게 된다. 다름아닌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이야기이다.

스페인 사람들에게 테루엘의 연인 얘기를 꺼내면 서로 짜기라도 한 것처럼 똑같이 말한다.
‘바보같은 후한과 바보같은 이사벨’ 이는 거의 나라 속담 수준으로 쓰이고 일반적인 반응이다. 그 이유 또한 한결같다. ‘사랑 때문에 죽고 또 죽어서’

처음 그들의 조각상을 사진으로 접했을 때, 전기에 감전된 듯 그들의 애절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그들의 자료를 찾아보며 근 800년 전에 있었던 사랑 때문에 생을 마감한 너무나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를 알게됐다. 그리고 다시 ‘사랑 때문에 이 생을 떠난 두 사람은 너무나 바보다’는 스페인 사람들의 거침없는 입담을 상기하니 애절함이 더 깊어진다.

아래는 ‘테루엘의 연인’을 소개한 사이트(www.amantesdeteruel.es)의 내용을 참고로 해 재구성한 것이다.

테루엘에 살던 청년 후한(Juan Martnez de Marcilla)은 부잣집 외동딸이었던 이사벨(Isabel de Segura)이라는 처녀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들은 깊은 사랑에 빠지게 되고, 후한은 얼마 후 이사벨에게 청혼을 하게된다. 그녀는 자신의 소원 또한 그와 결혼하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그녀의 부모님이 허락해야만 하는 어려운 사정에 고민한다.

후한은 좋은 청년이었으나 그에게는 부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그녀에게 5년만 기다려 달라고 간곡히 부탁하며, 5년 동안 바다며 산이며 돈을 벌수 있는 곳은 어디든지 가서 벌어오겠다고 약속을 한다. 그녀는 그 약속을 받아들이고 후한은 사랑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모로코인들과의 전쟁터로 나간다.

그 사이 그녀의 아버지는 딸을 시집보내기 위해 안달을 부렸지만, 그녀는 후안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여러 가지 핑계를 대며 20살까지 결혼을 미룬다. 그렇게 5년이 지나도 후한에게서 아무 소식도 없자, 그녀는 부모님의 소원대로 다른 남자와 결혼을 하게된다.

얼마 후 후한이 돌아와 다른 남자의 여자가 되어있는 이사벨을 보지만 그녀에 대한 사랑은 더 뜨거워져만 간다. 후한은 결심을 하고 그녀의 집을 찾아가 마지막 키스를 부탁한다. 하지만 그녀는 신이 보는 앞에서 자기 남편을 배반할 수 없다며 이를 단번에 거절한다. 그는 다시 한번 묻는다.‘당신의 키스를 진심으로 원하오’

이사벨은 안 된다며 고개를 돌린다. 그 순간 후한은 쓰러져 죽음을 맞는다. 그녀는 너무 놀란 나머지 온 몸을 떨며 남편을 깨워 무슨 일이 있었으며 어떻게 후한이 한숨에 목숨을 잃었는지 설명을 한다. 남편은 후한의 시체가 여기 있으면 자기가 궁지에 몰릴 것이라며 빨리 시체를 그녀 아버지 집으로 옮겨 조심스럽게 해결한다.

그러나 이사벨의 머리 속에는 후한의 생각만으로 가득 차 있다. 그에게 사랑한다는 말도 못하고 그가 그렇게 바랬던 마지막 키스를 거절한 것을 괴로워한다. 세상을 떠나버린 후한의 장례식 날이 다가오고 그녀는 땅에 묻히기 전 그에게 키스를 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녀는 후안의 시신이 안치된 산 페드로 교회로 달려간다. 동네 사람들이 일어나 인사를 하지만 이사벨은 오직 후한만을 바라보고 달려간다. 후한의 얼굴을 보자마자 그에게 뜨거운 키스를 하고, 후한의 시신 위에서 쓰려져 눈을 감는다. 이 장면을 목격한 이사벨 남편은 마을 사람들에게 모든 상황을 설명하고 두 사람을 같이 묻어주기로 결정한다.

그 후 1555년 산 페드로 교회를 수리하던 중 그들의 시신이 발견되지만 누군지 모른 채 그대로 안치된다. 그리고 1619년 테루엘 시의회의 비서였던 후한(Juan Yage de Salas)은 ‘테루엘 연인의 사랑 이야기’라는 문서를 발견하게 되고, 그로부터 1555년에 발견된 시신이 그들의 것이라는 걸 뒤늦게 알게 된다. 그리고 13세기 그 연인들 사이에서 일어났던 다른 기록들까지 자세히 찾게 된다.

후한 데 아발로스(Juan de valos) 는 지금 두 연인이 잠들어 있는 무덤상을 조각하게 된다. 깊고 잔잔한 사랑을 애절하게 담고 있는 조각상. 그들의 손은 서로에게 닿아있지만 꼭 잡히지 않은 채, 둘 사이의 넘쳐흐르는 사랑을 상징하고 있다.

그 후 테루엘의 연인은 여러 예술 분야에 큰 영감을 불어 넣게 된다. 그들의 모습을 담은 조각품들, 그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여러 연극 작품들. 뿐만 아니라 피카소의 스승으로 알려진 발렌시아 인 무뇨즈 데그라인(Muoz Degran)의 미술 작품에서도 연인의 모습이 등장한다. 그리고 1998년 ‘테루엘의 연인 문화단’이 창립돼, 테루엘 지방 사람들뿐만 아니라 이곳을 방문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후한과 이사벨의 사랑 이야기를 기리며 더욱 쉽게 문화적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바로코 시대의 스페인 시인 후한 데 타르시스(Juan de Tarsis, 1582-1622) 는 두 연인에 대해 이렇게 노래한다.

살았던 것처럼 세상을 떠났네
살아 있었을때 처럼....

서로를 위해 죽어갔네
서로를 위해 죽었네






인터내셔널 유럽통신원

http://www.international21.com/report/cnt.asp?num=8072&gop=1&s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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