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취재] 코스타 크루즈 기항지들…②스페인 팔마 데 마요르카

한정훈기자 0 1,308
현지취재] 코스타 크루즈 기항지들…②스페인 팔마 데 마요르카

새벽이다. 지난 밤 바로셀로나를 출발한 배는 스페인의 섬 팔마 데 마요르카(Palma De Majorca)에 닻을 내린다. 들어보지 못한 섬. 그래서 더욱 보고 싶다. 바닷바람에 그을린 얼굴에 번지는 상냥한 미소가 가슴 설레이는 섬처녀가 반긴다. 사람은 그 섬을 닮았다.

스페인 발레아르 제도에서 가장 큰 섬인 마요르카는 소나무와 떡갈나무가 그림 같은 산과 400Km에 걸쳐 펼쳐져 있는 아름다운 해안선을 자랑한다. 시에라 델 노르테 산맥에서 불어오는 쾌적한 바람은 풍차를 돌려 물을 끌어올리고 과일나무는 무럭무럭 자란다.

팔마시는 성당과 성벽으로 둘러쌓인 유서 깊은 구도시와 고급호텔들이 들어선 신도시, 그리고 성당 근처의 산책로를 따라 이어지는 항구지역으로 이뤄져 있다. 마요르카의 역사는 기원전 1000년 탈라이오틱 시대부터 시작돼 로마, 아랍의 지배를 받아오다 1229년 스페인의 땅이 됐다. 이 시기에 경제, 예술이 발달한 마요르카는 이베리아 반도의 중요한 섬으로 자리잡았고 지금은 많은 유럽인들의 휴양지로써 사랑을 받고 있다.

팔마에서 가장 먼저 찾는 곳은 섬의 전경이 한눈에 잡히는 벨뷰캐슬(Bellevue Castle)이다. 이름 그대로 아름다운 전망을 선사하는 이 성은 1310년 마요르카의 왕인 제임스1세에 의해 건축됐다. 지금은 왕이 거주하지는 않지만 스페인 왕의 여름휴양지, 왕족들의 리셉션 장소로 사용되고 있다. 또한 여름이면 매일밤 옥외 음악콘서트가 열리고 결혼식장으로도 이용돼 왕궁의 아름다움을 더하고 있다.

이방인의 눈을 즐겁게 하는 곳은 따로 있다. 바로 스페인을 한곳에 모아 놓은 스페인하우스(Pueblo Espagnol)다. 이곳에는 스페인의 유명건축물들을 실물크기의 절반 정도로 축소해 모아놓았다. 마드리드나주 톨레도시의 전통적인 건축물이나 카나리아섬의 민속집등 볼거리가 풍부하다. 모슬림 양식건축물에 새겨진 기형학적인 문양속엔 각종 메시지가 들어있어 흥미롭다.

고증도 확실하다. 건물을 지을땐 반드시 해당시의 고증을 거쳐 확인을 받고 선보인다. 물론 직접 가서 만나보는 것만 못하겠지만 팔마의 맑은 하늘과 시원한 바람을 함께 하며 구경하는 스페인하우스의 이국적인 풍경은 유쾌한 스페인 유람이다. 카페에 앉아 차한잔을 즐기면 많은 방문객들이 다져 놓은 보도블록의 돌들이 연륜에 닳아 반짝거린다. 스페인에는 이러한 박물관이 바로셀로나에 하나 더 있다. 1965년에 문을 열어 지금은 시 예산과 박물관내 상점 수입으로 운영하고 있다.

팔마성당(Catedral De Mallorca)은 마요르카의 역사, 종교, 예술을 대변하고 있다. 1213년부터 약 400년에 걸쳐 건축됐고 19세기 초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디자인한 가우디에 의해 복원됐다. 밀라노에 이어 유럽에서 2번째로 높은 성당(44m)안에는 유럽에서 가장 큰 스테인드글라스 창(직경 13.3m)이 어둠속에서 강렬하게 내려다 보고 있다. 가우디가 만든 33개의 촛대는 예수의 나이를 상징하고 세사람의 동방박사 조각은 크리스마스날 선물을 가져다 준 사람이 산타클로스가 아님을 말해준다.

고딕양식의 성당옆에는 모슬림 양식의 왕궁이 재미있는 대조를 보여준다. 카를로스왕, 일본왕, 클린턴등이 묵고 갔다. 성당앞 호수에는 여름을 맞아 축제가 이어진다. 뱃놀이에 음악회, 그리고 옥외 대형스크린이 들어서고 한밤의 영화상영은 마을사람들을 유혹한다. 호수가에는 이곳에서 태어난 미로의 작품이 타일로 만들어져 있다.

천재 가우디에게도 영감을 줬던 이 거리는 올리브나무와 고풍스런 건물, 지중해의 바람속에서 풍요롭다. 광장 노천카페에서 시민들은 축복받은 햇살과 한낮의 티를 즐긴다. 마요르카는 우리에겐 생소한 곳이지만 국제민속페스티벌로 유명하고 무엇보다도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 선생이 20년의 여생을 보낸 곳이다.

한국 최초의 지휘자 안익태 선생은 한국보다는 외국에서 더욱 인정 받았다. 젊어서 일본유학을 시작으로 미국, 유럽등 외국을 돌며 애국심을 키웠고 서른살이 되던 1935년 베를린에서 애국가를 완성한다. 꿈결속에서 들려온 멜로디가 그에게 영감을 줬고 5년의 작업끝에 마무리를 지은 것이다. 바다에 해가 진다. 그가 결혼과 함께 마지막 여생을 보낸 이 섬의 앞바다에서 두고 온 고향의 자태를 찾아본다. 이역만리 먼 지중해에서 불태운 나라사랑이 보고 싶다.

스페인 팔마 데 마요르카 글·사진 = 한정훈 기자 hahn@traveltimes.co.kr
취재협조 = 투어터치 02-7750-100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Comments

Hot
성스러운 바위산, 문세랏
인터내셔널유럽통신원 0
Hot
까딸란 피레네산맥에 오르다
인터내셔널유럽통신원 0
Hot
바르셀로나의 명소, ‘스페인마을’
인터내셔널유럽통신원 0
Hot
모래알 마을의 성 카스테엣
인터내셔널유럽통신원 0
Hot
신데렐라마을 루핏!
인터내셔널유럽통신원 0
Hot
빛 바랜 광장과 난장이 당나귀 5마리
인터내셔널유럽통신원 0
Hot
로세스
0
카테고리
  • 글이 없습니다.
최근통계
  • 현재 접속자 23(1) 명
  • 오늘 방문자 5 명
  • 어제 방문자 418 명
  • 최대 방문자 1,134 명
  • 전체 방문자 990,210 명
  • 전체 게시물 10,278 개

관련 사이트